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 졸업. 9회의 개인전 개회 및 '부산비엔날레 조각프로젝트', '인천,상해국제조각교류전'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제 1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구상계열 우수상을 수상했다.
찰흙으로 꼼꼼하게 사실주의적으로 형태를 빚은 다음 이를 플라스틱으로 캐스팅하여 조각을 떠내고 채색하는 배진호의 작업 방식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관습적인 소조(塑造)의 공정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상대적인 크기의 확대라는 방식을 통해 예기치 않은 놀라운 효과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방식의 배진호의 작품은 영화의 클로즈업을 생각하게 한다. 대상을 가까이 접근하여 크게 확대하여 보여주는 클로즈업은 그 이미지의 크기 때문에 독특한 시각적 충격과 즐거움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대상이나 사물의 숨겨진 특성, 예기치 않았던 면모를 드러나게 하는 특별한 가능성을 지닌다. 확대에 의해 구체적, 현실적 차원에서 심리적 또는 상상적 차원으로의 갑작스런 전이(轉移)가 일어난다. 클로즈업은 그 확대의 효과 때문에 이미지의 힘을 크게 증폭시키고 무한한 의미작용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