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시노 예술대학 중퇴. 2008년 아트갤러리 칸칸쿄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3회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단체전 '예술가 오사라기를 만나다'(오사라기 지로 기념관, 일본, 2007), '일본화'(요코하마미술관, 일본, 2006)에 참가했다. 2009년 현재, 인천아트플랫폼 파일럿 레지던시 초청작가로 입주해 활발히 작품 활동 중이다.
후지이 라이는 자신이 여행한 곳의 풍경들을 마치 기록하듯이 순차적으로 그려 나간다. 그리고 그 풍경들을 일렬로 이어서 긴 영화필름 같은 형태로 전시한다. 모든 그림들이 하나의 밴드처럼 연결되어 있으므로, 처음과 마지막의 구분도 사라진다. 'Roundscape'라는 제목의 작품은 시간적 측면에서는 반복적인 환형구조(루프)를 만들어내며, 관객은 마치 앨범을 뒤적거리듯이 그림의 여러 지점들을 마음대로 거닐며 그 연관성을 상상하도록 허용된다. 마치 이미지 속을 여행하듯이 말이다.
후지이 라이의 그림들은 시각적으로는 일렬로 배열되지만, 관객은 전시공간의 한 가운데에 서서 임의적으로 그림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객관적 기록'이라는 통시적 시간이 무너지고, 대신 우리의 심리와 욕망의 투사, 자유로운 연상이 이루어지는 무의식의 공간이 열리게 된다. 후지이 라이의 그림들은 이와 같이 현실이라는 장소를 비밀과 상상의 장소로 바꾸는 작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