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이해민선, 4,5기 정지현, 6기 박은하 그룹전] 레지던시 작가전_폐허에서
2015-10-22(Thu) ~ 2015-11-21(Sat)
주상하이한국문화원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군부독재 체재를 지나 민주화에 이르는 정치적 질곡 속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 급격한 산업화 함께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화 현상은 재개발·재건축 열풍을 낳았고, 오래된 것들이 스러져가는 철거 현장이나 신도시 건설 현장은 어느새 일상적 풍경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밖으로 도시의 스펙터클이 펼쳐지는 동안 인터넷의 발달과 개인 컴퓨터, 스마트폰 보급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무한하게 파생되는 데이터베이스로 이루어진 초평면적인 시뮬라크르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였다.
<폐허에서>전은 황폐한 거리, 원전(原典) 없는 이미지로 둘러싸인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여덟 명의 작가를 선보인다. ‘폐허’는 이러한 현실 상황에 대한 은유로 이들이 주어진 삶의 조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 고찰한다. 전시는 크게 일상적 이미지로부터 물리적 폐허 혹은 심리적 폐허를 시각화하는 작품(박은하, 이우성, 윤항로), 폐허를 일시적으로 점거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작품(박승원, 정지현), 그리고 폐허를 해체하고 그 파편과 잔재를 재구축하는 작품(김지은, 이해민선, 조혜진)으로 구성된다.
여덟 명의 작가들은 폐허라는 조건을 속에서도 각자의 방법론을 통해 폐허 이후의 삶과 예술을 고민한다. 섣불리 미래를 낙관할 순 없겠지만 삶과 죽음의 순환하듯 폐허로부터 다른 내일의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길 바란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국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