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기 차지량, 4기 박혜민, 4,5기 정지현] System Planning: 내년계획
2015-10-08(Thu) ~ 2015-11-08(Sun)
KT&G 상상마당 갤러리
<전시 소개>
시스템에 의한 반시스템 전시
<System Planning: 내년계획>전은 ‘미술계에 시스템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시스템의 존재 여부를 묻는 것이 무색하게 <System Planning: 내년계획>전 역시 일련의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졌다. KT&G 상상마당과 다방다방 프로젝트의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전시의 예산이 편성되고, 예산에 근거하여 전시규모를 계획하고, 주제를 선정해 작가를 섭외한 후, 워크숍을 거쳐 기획된 전시다.
이 전시는 호수 위를 우아하게 유영하는 백조 같은 전시가 아니다. 이 전시는 가라앉지 않기위해 쉼없이 발길질하는 수면아래 백조의 발과 같은 전시이다. 전시장에는 전시 또는 작가에게 기대했던 그 작품도 이야기도 하물며 작가의 이름도 없다. 단지 작가라는 타이틀과 유명세, 대표작에 가려 보이지 않았거나 차마 보여주지 못했던 작품 외의 창작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혜민과 정지현은 ‘Jaden P’라는 가상의 힙(Hip)한 사진작가를 설정하여 함께 전시를 만들었다.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는 박혜민은 ‘Jaden P’의 국내최초 기획전의 전시홍보디자이너가 되었고 정지현은 간헐적인 커미션 웍으로 생산한 이미지를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을 만큼 재가공하여 ‘Jaden P’의 작업으로 제공했다. 차지량은 그간의 시스템에 관한 질문과 실험의 경험을 모아 아티스트의 경력을 가진 구직자가 되었다. 그는 상상이 바닥난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상상의 실험이 될지도 모르는 그의 이력을 직원의 교환가치로 제시한다. 권용주는 큐레이터가 작품을 편하게 설치할 수 있게 고안된 ‘만능벽’이라는 창작물을 이 것을 홍보하는 영상과 함께 전시한다. 홍보영상에는 전시디자이너 권용주가 전시장에서 느낀 소회가 가득하다.
<System Planning: 내년계획>전은 3회에 걸친 워크숍의 과정에서 겪은 작가와 기획자의 입장변화와 그 입장을 둘러 싼 시스템의 충돌로 드러나게 된 반(反)시스템에 관한 전시이다. 작가들은 하나같이 KT&G 상상마당이라는 시스템안에서 반시스템을 이야기하며 이 곳 시스템의 오작동 요소들을 들춰낸다.(물론 이 오작동의 요소는 이 곳 시스템만의 것은 아니다.)
우아한 상체가 아닌 수면 아래 발을 이 곳에서 보였다는 것. 이 곳의 긍정적인 가능성, 공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