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입주작가 전시_김태준] 기억할 수 없는 기억 - 태아로의 여행
2010-11-30(Tue) ~ 2010-11-30(Tue)
기억할 수 없는 기억 - 태아(胚)로의 여행
Photographic memory for lost Memory - Journey to embryo
[ Time Capsule Project 3: Self -Discovery ]
전시 오프닝 : 2011년 3월 23일 오후 5시
전시명 : Time Capsule - 기억할수없는 기억
전시기간 : 3월 23일 ~ 29일
전시장소 : 갤러리 이앙 (대학로에 위치)
투명한 타임캡슐 속에 담겨진 이미지는 “기억할 수 없는 기억”의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망각의 기억을 생생한 기억(photographic memory)으로 리콜하기 위해 지브러쉬(ZBrush)를 마치 붓질하듯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 결과 탄생한 이미지들은 타임캡슐 안으로 들어간다. 타임캡슐은 배경의 이미지와 다시 결합한다. 김태준 작가가 회상하는 태아(embryo)의 이미지는 이렇게 탄생한다.
태아(胚)의 모습을 자신의 기억으로 온전하게 떠올릴 수 있는 자가 있을까? 태아의 이미지를 스스로 그려볼 수 없는 이유는, 기억의 망각(amnesia)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기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하다. 그러나 태아의 이미지는 잠재된 무의식의 영역에 남아 있으며, 개인의 일상사를 감싸고 있다. 작가는 기억의 두 차원인 무의식과 의식의 차원을 분리하는 동시에 결합한다. 캡슐이 놓이는 배경의 이미지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실사 이미지들이다. 캡슐 속의 이미지는 배경의 실사 이미지와는 달리 작가의 마음과 손끝에서 창조된 것들이다. 그 이미지는 재현이 아닌 창조된 이미지다. 이렇게 합성된 이번 전시품들은 마치 사진으로 남겨진 과거의 기억처럼 생생한 ‘토탈리콜(total recall)’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07년부터 새롭게 진행해온 타입 캡슐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업이다. 첫 프로젝트에서는 조선왕족사(朝鮮王族史)의 멸망과 굴욕을,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전쟁의 트라우마(Trauma)를 투명 캡슐의 이미지로 담았다면, 이번 전시는 궁극적인 자아 발견(self-discovery)을 위한 프로젝트로써 태아의 이미지를 캡슐에 담았다. 2010년 전시 이후, 작가는 신작의 구상을 위해 좀 더 근원으로 회귀하는 듯하다. 작가가 자아-발견 타입 캡슐 프로젝트(Time Capsule Project 3: Self -Discovery)의 일환으로 태아(胚)로의 여행(Journey to embryo)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타임캡슐의 근·현대사 기행을 마친 작가에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그 무엇’이 남아 있으며, 작가는 그것을 초기, 처음, 마스터, 원판을 뜻하는 ‘태아’에서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기 때문이 아닐까? 캡슐 속의 이미지는 무의식의 차원으로 존재하지만 투명한 캡슐을 타고 의식의 차원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여전히 의식과 무의식의 차원을 교차한다. 작가의 이미지 창작을 위한 여행은 이처럼 세계의 탐구에서 자아의 탐구로 그 여정을 옮겨가고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작품들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작가의 인생 여정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에서 불혹(不惑)이 아닌 유혹(誘惑)의 떨림이 느껴진다.
조진근 曺珍根(미학·미술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