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 서해영 개인전]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너와 나의 협업의 도구
2016-08-11(Thu) ~ 2016-08-26(Fri)
갤러리 조선
7기 입주 서해영작가 개인전소식 입니다.
전 시 명 :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너와 나의 협업의 도구
전시기간 : 2016.08.11 ~ 2016.08.26 (오프닝: 2016.08.11.목요일.06:00pm)
관람시간 : 10:30 am. ~ 06:30 pm. /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갤러리 조선 GALLERYCHOSUN.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4(소격동 125번지)
Tel. +82.2.723.7133~4
www.gallerychosun.com
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 지원프로그램
https://neolook.com/archives/20160811b
*전시개요
서해영의 개인전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너와 나의 협업의 도구”는 다양한 조건과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과의 협업을 통해, 여성에게 필요한 도구나 환경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조각, 영상, 사진, 문서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본 전시는 3개의 연작으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작업 “나에게 필요한 도구 만들기”는 일상적인 물건으로 작가에게 필요한 조각도구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작가는 오랫동안 전통적인 조각교육을 받아오면서, 기존의 획일화된 작업방식과 작업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도구와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시작합니다. 두 번째 작업인 “타피스트리* 협업의 도구”는 여성조각가로서, 여성의 특징을 반영하는 도구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공예적 매체인 타피스트리를 8명의 여성들이 함께 만드는 협업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여성간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세 번째 작업인 “너와 나의 협업의 도구”로 이어져, 여성 개개인의 꿈을 위한 도구를 만드는 작업으로 나아갑니다. 작가는 다양한 방식의 도구 만들기를 통해, 여성을 둘러싼 획일화되어 있는 삶의 조건과 환경을 이야기하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관계를 맺고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타피스트리(Tapestry): 손으로 직물을 짜서 이미지를 만드는 섬유예술
*작가 스테이트먼트
나는 조각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매체의 한계와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기존의 전통조각의 관념적인 의미부여나 결과-중심의 획일화된 작업방식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작가 개인의 구체적인 조건들과 삶의 경험들을 반영하는 과정-중심적 조각작업들을 시도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연작은 나의 조건 중에서 “여성”이라는 조건에 주목하여, 여성이자 조각가로서 느꼈던 기존의 획일적인 작업방식과 작업환경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고, 그것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오랫동안 모더니즘에 입각한 전통적인 조각교육을 바탕으로 작업을 해 왔었고, 작업으로 인정받으려면 그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를 벗어나고 스스로 조각을 하는 환경을 만들어가면서, 내가 배우고 익숙하게 여겼던 작업환경이 남성의 신체와 사고에 많은 부분이 맞추어져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즉, 작업을 하는 과정과 그것을 전시하는 방식, 서로간에 관계를 맺어가는 방식에서 실제로 내가 느꼈던 정신적, 육체적, 환경적 한계와 제약들은 분명 여성이 조각을 지속적으로 하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라 생각되었다. 뿐만 아니라, 조각분야가 아니더라도 내 주변의 많은 여성미술가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작업을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나는 이러한 일들이 개인의 의지부족이나 능력의 한계 등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여성이 자신의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나 다양성이 부족한 작업환경 때문이라고 여겨졌고, 그것을 좀 더 나아지게 하려면 내가 할 수 있는 조각이라는 분야에서부터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3개의 연작은 “나에게 필요한 도구 만들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것은 여성조각가인 나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것으로, 대나무 자나 일상의 물건을 이용하여 헤라(조소도구)등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물건 본래의 기능은 조각을 위한 도구라는 새로운 기능으로 전환되고,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만 존재했던 재료와 도구가 조각의 최종적인 결과물로 등장하면서 전형적인 조각의 상황을 뒤집는다.
나의 손에 맞는 조각도구를 만드는 과정은 ‘여성성’을 반영하는 도구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작업인 “타피스트리 협업의 도구”는 여성이자 조각가로서, 여성의 조건과 상황에 맞는 대안적인 작업환경을 만들어보고자 실제 협업을 시도하고 이를 위한 협업의 도구를 제작하는 것이다. 다양한 조건과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과 협업을 한다면, 여성의 특징을 반영한 좀더 실질적인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 7명의 여성들과 하나의 타피스트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여성들의 협업에서는 무엇보다 ‘관계 맺기’가 중요함을 발견하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소통의 도구들을 만들어나간다.
이어지는 세 번째 작업 “너와 나의 협업의 도구”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경험과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도구나 환경을 여성조각가의 입장에서 만드는 작업이다. 타피스트리 협업에서 느꼈던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여성성’, 즉, 여성간의 차이와 다양성이 곧 ‘여성’을 말해준다고 생각하여 이를 드러내는 방식의 협업을 시도한다. “당신의 꿈을 위한 도구”를 통해, 여성 각자의 삶 속에서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꿈과 욕망을 ‘도구’라는 대리물로 드러냄으로써, 여성을 둘러싼 보편적이고 획일화된 삶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처럼,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연작은 나 자신에게 맞는 작업도구를 만드는 일로부터 출발하여 여성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여성의 삶을 반영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로 나아간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여성을 위한 대안적인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협업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다양한 여성들과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는 시간은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하였다. 그것은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공유한 여성들과의 만남이었고, 그 과정 속에서 ‘여성’이라는 조건을 한계가 아닌 다양한 삶의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