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기 김유정 개인전] 숨의 광경
2017-08-16(Wed) ~ 2017-09-10(Sun)
갤러리 밈
6,7기 입주작가 김유정 개인전
《숨의 광경 Breath Perspective》
2017.08.16.wed. - 09.10.sun.
Opening. 2017.08.16. 17시
갤러리 밈 4F 제 2전시장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5길 3)
회벽에 각인한 독특한 표면의 음각·선각적 텍스쳐는 지난한 노동력과 사유의 과정을 통한 행위로서의 회화이다. 작품제작 방식에 있어 미세한 요철들의 스크래치 기법은 치유를 갈망하는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기법적 은유이자 현대인들의 삶 그 자체이다. 또한 작품 프레임 안에 재단된 ‘인공화된 자연’ 혹은 ‘도시화된 자연’의 풍경은 인간중심주의, 인간의 욕망, 문명의 이기심, 도시주의에 속해버린 자연관, 화분과 같이 인간의 소모품이 되어버린 생명 등을 상징한다.
전시주제 <숨의 광경 Breath Perspective>은 식물의 생존 현상에서 벌어진 상태와 모양에서 심리적인 내면이 반영되어 새롭게 인식한, 개인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 안에서 형성된 복잡하고 미묘한 상상력에서 드러난 사유의 단상들입니다. 그동안 선보인 생존조건의 중심작업인 <온기>와 이번 에코랜드(구경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한)는 도시적 삶을 사는 사람들의 숲이자 자연관이며 야생 동식물의 이동을 돕기 위하여 설치한 생태통로로 귀결된다. 나뭇가지 사이로 난 길은 자유로 위장되는 외길 장치이며 끊임없이 생존에 필요한 요소들을 유지하려는 인위적인 조건들이다.
작품<세력도감>은 버려져서 무의미해진 가지들을 한데 모아 집단세력의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품<식물이 기억하는 시간>은 성장의 이름으로 곧 개발될 황무지 언덕 저편에서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소멸되는 이름 없는 잡초들의 초상이다. 식물이 자라면서 기억하는 시간을, 즉 새싹부터 꽃이 피는 형상을 하나의 이미지로 오버랩시켜 전시장 구석진 벽에 그림자로 드리운다. 또한 호텔이나 야외결혼식에서 화환오브제의 장식적인 지지대는 식물의 외향적 모습을 위한 요소로 쓰인다. 그것을 뒤덮는 공기 중 수분을 먹고 자라는 뿌리없는 틸란드시아 식물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은 하나의 그로데스크한 토피어리풍경으로 재현하고자 함이다. 생장에서 성장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매번 새롭게 적응하는 식물들의 생존 방법은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환유적 자연이자 생명들은 소모품이자 연구의 대상이고 전시 가치로 채워진 소비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의 축척에 맞도록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면서 만들어진 인공적이고 도시화된 자연은 인간중심의 관점으로 생성된 인간의 욕망, 문명의 이기심, 도시주의 안에서의 자연관 등 다각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