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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입주작가 박민선] 철공소에 핀 극장-13작품전

2013-11-30(Sat) ~ 2013-11-30(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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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연) 소개

5기 입주 <박민선> 작가님의 활동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작은 예술 : '철공소에 핀 극장 - 13작품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예술을 만난 적 있으신가요? 거리를 거닐다가 기타 치며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를, 카페에 들어갔다가 이름 모를 작가의 그림을 만나는 일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되었죠. 예술출제들과 공연장, 마을에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서울이나 도시에 사는 분들의 생활로 예술이 점점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어디서 소식을 알 수 있는지, 어떠한 예술을 만나면 좋을지를 묻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너무 어려워하지 마세요. 예술을 즐기는 방법은 정보를 얻는 것보다 조금씩 알아가면서 쌓이고 퍼져나가는 맛에 있으니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예술가들이 뜻밖의 동네로 하나둘 모여 예술 동네로 변신한 문래동의 한 특별한 공간에서 진행 중인 공연 소식을 전합니다. 공연 장소나 구성을 살피면 난도가 높아 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우선 문래동이라는 동네부터 알려드릴게요. 이곳은 서울 안에 얼마 안 남은 제조업,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낮에는 쉴 새 없이 공장에서 자아내는 소음으로 가득하지만, 밤이나 주말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는 곳으로 변합니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도심개발 등에 인해 빈 공장들이 늘어났고 임대료가 저렴해지면서 뜻밖의 사람들, 예술가들이 입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습실, 공연장, 갤러리, 카페와 같은 곳들이 문을 열었습니다. 단순히 임대료 때문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실험정신이 강한 예술가들에게 문래동의 독특한 기운은 충분히 매력을 주는 동네였죠. 이처럼 '1층은 철공소, 2층은 예술 공간'이라는 이색 만남은 문래동에 다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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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QDA로 가는 입구입니다. 철체 간판과 오래되어 있는 건물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 출처 = 철공소에 핀 극장 제공


녹슨 철판에서 묻어나는 어두컴컴한 색깔들을 따라가다 보면,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골목 입구에 나지막이 불빛이 새어나오는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건물 앞에는 더욱 녹슨 간판이 외로이 서 있죠. '철공소에 핀 극장'이라고 새겨놓은 간판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조금 쭈뼛쭈뼛하게 됩니다. 어두컴컴하고 좁은 복도와 뒤틀린 계단 때문이죠. 저녁에 마주하는 오래된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에 망설여지지만 겁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1층을 지난 무렵에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니까요. 계단만 조심히 밟고 3층까지 올라가시면 문래동의 예술 공간 중 하나인 '스튜디오 QDA'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스튜디오 QDA는 일본인인 비눗방울 아티스트, '오쿠다 마사시'씨가 직접 만든 극장입니다. 스무 명 남짓의 객석만 있는 이 초소형 극장을 누가 찾을까 싶지만 꾸준히 작품 발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철공소에 핀 극장'도 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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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 로비입니다. 이곳에서 예술가들이 직접 예약된 티켓을 확인하거나 판매합니다. 공연 시작 전에 여유가 잇다면 옆에 준비한 차를 마시며 예술가와 담소를 나눌 수 있습니다. / 출처 = 철공소에 핀 극장 제공


누군가 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곳이 로비이고, 그 사람 너머로 보이는 문이 극장 입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티켓을 파는 사람, 관객 안내를 하는 사람 모두 예술가입니다. '철공소에 핀 극장'은 예술가들이 모여 스스로 준비하고 선부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느 날은 공연자로, 또 어느 날은 관객 맞이나 청소를 하며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 예술가들이 서로 품앗이를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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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에 앉아있던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의 배우들이었습니다. 유해랑님이 먼저 무대에 올랐고, 앞쪽에서 그다음 작품을 연기할 이산님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출처 = 철공소에 핀 극장 제공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 깜짝 놀라실지도 몰라요. 보통 공연장, 극장 하면 떠오르는 모습(무대, 객석, 조명)만이 최소한으로 갖춰져 있거든요. 게다가 관객들이 앉는 자리는 의자가 아니라 평소에 책꽂이로 쓰는 가구를 엎어놓은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날은 아주 작은 간이의자나 심지어 바닥에 앉아 봐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하네요. 무대도 단 대신 연습실에서 주로 보는 고무 장판(댄스플로어)이 깔려있어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공연 내내 매우 가까이, 같은 눈높이에서 공연을 감상하게 되는 것이죠. 분위기에 적응하면 극장보다는 안방에서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철공소에 핀 극장-13작품전'은 작년 늦가을에 처음 시작하여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예술가들의 기획 프로그램입니다. 작은 극장에서 선보이기 좋은 1~2인의 작은 공연들을 선보이고자 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6월 20일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첫날에는 세 명의 예술가들이 각자 1인극을 준비하여 무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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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을 이용하여 작품을 선보이는 유해랑님입니다. 저 위로 '욕심이.....'라는 글자를 쓰고 태우는 장면을 연기하셨는데,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 출처 = 철공소에 핀 극장 제공

 

<욕 - 유해랑>

 

마임과 연극, 종종 광고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유해랑은 1인극과 프로젝트 그룹 등 다방면으로 현대인의 내면을 연기로 표현합니다. '욕'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으로, 다소 어려운 내용이지만 참신한 표현 방식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기형도 시인의 유명한 시 '잎 속의 검은 잎'을 낭독하며 극장 조명 대신 작은 손전등을 스스로 껐다 키며 불안함을 고조시키는 전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욕심을 나타내는 도구로는 랩을 사용하는데, 스스로 몸에 칭칭 감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잘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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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님은 온몸의 감각을 실제처럼 느끼며 보이지 않는 벌레를 보이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 출처 = 철공소에 핀 극장 제공

 

<벌레 - 이산>

 

'목요일 오후 한 시'라는 즉흥연극을 하는 팀의 멤버인 이산님의 '벌레'는 마임과 상상이 결합한 작품입니다. 어느 날 집 안에서 발견한 커다란 벌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집니다. 벌레 퇴치 약을 뿌려도, 무거운 벽돌로 짓눌러도 벌레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벌레를 잡기 위해 극에 달한 순간, 주인공은 갑작스레 벌레로 변합니다. 벌레의 마음도 알게 되죠. 이윽고 벌레와 춤을 추는 환상이 펼쳐지고, 벌레를 집 밖으로 내보면서 작별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보잘것없는 것에게도 마음을 쓰며 이해를 하는 이 따스한 내용은, 배우의 몸짓 하나하나와 눈빛을 담은 섬세한 연기 덕분에 더욱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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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연기를 실감 나게 하신, 종합예술인 박민선님이십니다. / 출처 = 철공소에 핀 극장 제공

<미스 로렌 켈리 - 박민선>

 

마지막 작품이 시작되자마자 여기저기에서 웃임이 터져 나왔습니다. 금발 머리 외국인으로 변장한 배우가 등장하기 때문이죠. 실험적인 설치물과 퍼포먼스로 작품을 만드는 박민선님은 천연덕스럽게 자신을 런던에서 온 로렌 켈리라 소개합니다. 한국을 무척 좋아해서 한국어도 배웠고, 한국 음식과 여행 중의 에피소드, 그리고 채팅으로 만난 한국 남자와 결혼할 것이라고 합니다. 모노드라마 형식을 빌려 펼쳐지는 이야기는 뜻밖에도 우리의 일상을 외국인의 시선을 거쳐 특이하고 낯설게 만듭니다. 웃음을 주면서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예술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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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에는 박수를 보내느라 촬영하지 못해 작년에 처음 한 '철공소에 핀 극장'의 마무리 인사 장면으로 대신합니다. 이날은 네 명의 예술가가 무대에 올라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모든 공연이 끝났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났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같이 객석에 앉아 있던 배우들이 한 사람씩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였고, 끝나면서 수줍음을 머금은 채 인사를 하는 모든 순간이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 한자리에 모여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웃음꽃과 진지함이 가득했던 이야기를 압축하여 질의응답 형태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Q. 어떻게 '철공소에 핀 극장'을 하게 되셨나요?

A. 작년에 가병운 마음으로 모여서 한 기억이 좋아서 이번에는 여름에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같이 할 예술가들을 공개 모집하여 함께 준비하고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선정 기준은 따로 없으며, 작은 극장에 적합한 작품을 준비한 예술가들이 모여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Q. 1인극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예술가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체 공연보다 내 자신의 움직임, 소리, 표현들에 집중하게 됩니다. 또한 완성작이 아닌 창작 중인 작품도 선보일 수 있어서 동료 예술가나 관객에게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관객들도 보다 가까이 예술가와 교감을 나눌 수 있고요.

 

Q. 이러한 공연과 장소가 낯선 분들을 위한 관람 방법이 있을까요?

A. 일반 공연장과 같이 편리한 시설도 아니고 규모도 작지만, 홀로 무대에 오른 예술가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저마다 다른 13개의 작품이 공연 날마다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언제나 관객들을 향해 있습니다. 반갑게 인사 나누고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해 주세요. 관객 여러분이 직접 이 작은 사건들의 목격자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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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4.06.20 - 07.06 (금요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5시/저녁 8시, 일요일 저녁 5시)

장소 : 스튜디오 QDA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3가 54-34 3층)

티켓 : 5,000원 (자유석)

 

홈페이지 :  blog.daum.net/ironworksplay

예매 및 문의 : 011-786-9545, ironworksplay@hanmail.net

 

 

위의 글은 <http://cafe.naver.com/cultureportal/1464>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