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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기 전병구 개인전] Lettes

2018-06-07(Thu) ~ 2018-07-07(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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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연) 소개


2018 OCI YOUNG CREATIVES

전병구 개인전: Letters


2018 6 7() ~2018 7 7()

OCI 미술관

_Opening Reception: 6/7, , 5pm


_Artist Talk: 6/30, , 2pm



어쩔 수 없이 뇌리에 남아버린 장면이 있다. 대단할 것도 없는 일상의 모습인데 저기 돌아서는 이의 뒷모습이, 그저 피어버린 꽃송이가 두고두고 떠오른다. 누군가 나를 잡아끄는 거 같기도 하고, 말을 건네오는 것 같아서 도무지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다. 그때마다 작가는 사진을 찍고, 화면을 캡처하며 인상적인 이미지를 모았다. 언젠가 답을 해줘야 할 것만 같아서였다.

전병구가 말이 없는 이 세상의 이미지에 답하는 방식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간 모아놓은 이미지를 저만의 잣대로 고르고 자르다 보면, 현실의 구체적인 정보와 사건의 내러티브는 점차 휘발되어 갔다. 지난한 삶의 거추장스러운 사연을 씻어내듯 작은 조각으로 걸러진 그의 그림에 남은 것은 누구인지, 어디인지, 어느 맥락에서 나온 것일지 모를 -그리고 그런 배경이 그다지 중요치 않을- 조형적 구성과 멜랑꼴리한 감성이다. 재현의 정확도에 집중하기보다 오히려 지상에서 자유롭기를 바랄수록 물감은 가볍게 캔버스 위를 스쳤고, 내면의 본질로 깊숙이 다가가고 싶은 만큼 시선은 가까이 클로즈업되었다. 더욱 평면적으로 완성하고자 면과 색으로 생략과 함축을 거듭하며 정제된 그의 그림은 현실에 압착되지 않는 이미지의 현전(現前)을 애써 포착한다.


조약돌처럼 다듬어진 전병구의 그림들, 이것은 그만의 내밀한 ‘편지’이다. 섬광같이 눈앞에 나타났다가 금세 흩어져 버리는 외부의 이미지에게 화가는, 당신의 메시지를 잘 받았노라고, 여기 나의 이미지로서 답을 보낸다며 오늘도 그림을 그릴 것이다.



김소라 (OCI미술관 선임큐레이터)



출처 : OCI 미술관(http://oci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