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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인천아트플랫폼 창제작 프로젝트 4. 임선구&최가영 《쇼케이스: 정원술》

2023-10-17(Tue) ~ 2023-11-19(Sun) 쇼케이스: 정원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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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2023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창ž제작 프로젝트




임선구&최가영 


IM Sungoo & CHOI kayoung




쇼케이스: 정원술 


Showcase: Landscape Gardening



E3 프로젝트 스페이스 3 E3 Project Space 3


2023. 10. 17. – 11. 19., 월- 9:00~22:00(외부 상시개방)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창·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시각예술부문 네 번째 프로젝트로 입주 예술가 임선구&최가영의 전시 《쇼케이스: 정원술(Showcase: Landscape Gardening)》을 개최한다.

 

   정방형의 캔버스에 그려 넣은 열대 과일 이미지가 유리창 너머 공간에 나열되어 있다. 언뜻 보면 단단한 바위 같기도, 축축한 동굴 같기도 한 종이 선반들 위로 저마다 화려한 향기와 색을 품은 육면체가 올라서 있다. 마치 공장에서 가공된 ‘모둠 과일 조각’처럼, 일정한 규격으로 잘린 과일의 속살들이 담겨 있다. 투명한 유리 벽을 따라 코너를 돌면 종이와 캔버스 천으로 뒤섞인 무림이 펼쳐진다. 열대 휴양지를 찍은 사진이나 어느 식물원의 덥고 습한 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캔버스 조각의 잎사귀들이 연약한 종이 틈새에 매달리고, 누워있다.


   《쇼케이스: 정원술》은 나만의 용도로 꾸민 자연, 정원을 가꾸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두 작가의 공동 프로젝트이다. 대상에 덧씌워진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납작한 종이가 다양한 형태를 가지는 과정을 탐구하는 임선구의 종이 작업 위에 최가영이 그린 열대 과일과 잎사귀들이 포개어진다. 특정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에 대한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접근은 하나의 커다란 산을 오르는 다양한 길의 모양과 닮아있다. 


   구르는 돌과 흩날리는 벽, 소리 내는 꽃과 휘어진 기둥. 우리의 주변부를 선회하는 대상에 서사를 부여하고, 이를 크고 작은 단위로 엮어 견고한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임선구는 이번 전시에서 ‘지지대’가 되기를 자청한다. 흩어지는 흑연 가루를 쥐고 입체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행위에서 드로잉의 토대가 되는 종이를 직접 제작하기도 하며, 그 두께를 점점 두텁게 만들어 왔다. 이 종이는 캔버스를 얹기 위한 선반이 되기도 하고, 열대우림의 색을 입은 잎사귀들을 품어낼 덤불의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평평한 종이를 잘 으깨어 다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 과정은 하얀 바탕 위에 다시 새로운 연필 선을 긋는 행위와도 같다.


   최가영은 일상에서 비일상성이 생명력을 획득하는 지점을 탐구하고, 현실과 이상 사이의 인력(引力)을 시각화하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작가는 육면체 위에 캔버스를 포장하듯 감싸고, 그 위에 물감을 투명하게 겹쳐 발라 열대과일을 그리고, 캔버스를 오려내어 붓을 스치고 뭉개어 잎사귀를 만들어 낸다. 이는 가을의 정취가 만연한 인천과는 멀리 떨어진 열대 남국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새콤달콤한 맛과 낯선 향기, 따듯한 바람이 부는 해변과 어느 섬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이국적인 정서는 ‘그곳’과 여기의 거리감을 더욱 분명히 만들지만, 전시장에 펼쳐져 있는 형상은 이를 손쉽게 맛볼 수 있다는 듯이 가공되어 꾸며진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열대의 달콤함이 담긴 조각들을 가져다가 선반에 올리고 널따란 잎사귀로 테이블을 장식하면, 여기에서도 ‘그곳’의 따뜻한 바람이 느껴지는지 질문한다. 


   유리창 안의 세계, 두 작가가 함께 조성한 작은 정원을 들여다보며 이들의 작업이 지닌 서사의 병치와 매체의 교차점 살펴볼 수 있다. 서로의 작업이 엇갈리거나 마주치며 만들어 낸 장면은 각자의 시간을 교차하며 쌓는 화음이자 함께 읽는 노랫말이 된다.



#작가소개


임선구는 종이와 흑연을 기반으로 크고 작은 이야기의 단위를 만들고, 이를 견고하게 엮어 입체적인 서사를 구축해 나간다. 삶의 언저리에 편재하는 타인과 집단의 흔적들을 드로잉의 어법으로 서술하며, 화면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조율하고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작업을 반복해 왔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화면에 잘린 종이를 콜라주하는 방식을 넘어, 그 밑바탕이 되는 재료를 직접 제작하고 이를 변주해 보고자 한다. 드로잉의 토대가 되는 ‘종이를 직접 만드는 일’은 작가가 쉽게 만지고 사용하던 종이 파편을 잘 으깨어 다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드는 일이자, 흩어지고 사라지기 쉬운 주변의 이야기를 끌어모으는 드로잉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https://imsungoo.com


최가영은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작가는 현실과 이상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바탕으로, 경험해 본 적 없는 것의 낭만과 연출된 환상을 회화라는 매체로 표현하고자 한다. 회화적 설치와 연출을 통해 가상의 현장감을 유도하는데, 이는 인식과 경험의 범주, 그리고 회화의 의미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생존법’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실과 이상의 관계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https://chekay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