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6(Thu) ~ 2026-06-07(Sun)
화 - 일 11: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Tue - Sun 11:00 – 18:00 (Closed on Mondays)
B 전시장1 전시장 (B), 야외 공간
무료
032-760-1000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변신 연습 Rehearsing Transformation》
▪️전시일정 2026. 3. 26.(목) – 6. 7.(일)
▪️전시장소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B),
야외 공간
▪️관람시간 화 – 일 오전 11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곽인탄, 안태원, 우한나, 이형구
변신, 되기의 시간
변신은 흔히 한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여겨집니다. 눈앞의 모습이 갑자기 달라지고 전혀 다른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에는 늘 강렬한 매혹이 따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가 가능해지기까지는 긴 시간과 사유, 그리고 물질
앞에서 기꺼이 머무르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몸의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구조와 감각을 더듬고, 물질의 반응을 시험하며, 하나에서 다음으로 이어지는 연쇄를 감수하는
시간이 축적됩니다.
어릴 때 우리는 다른 무엇이 되는 일에 훨씬 더 열려
있었습니다. 천 한 장을 걸치면 몸의 윤곽은 곧장 달라졌고, 팔을
뻗거나 몸을 구부리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몸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몸의 경계는 피부에서
끝나지 않았고, 주변의 사물과 물질은 쉽게 신체의 일부로 스며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몸을 하나의 고정된 형태로 이해했고, 사물에
제자리를 부여하고 분류했습니다. 조각 역시 완결된 형상으로 인식되었습니다.
2026년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변신 연습》은 동시대 조각을
중심으로, 형상이 물질과 감각의 조건 사이를 이동하며 다른 형상일 수 있는 가능성을 펼쳐 보는 과정을
다룹니다. 이 전시는 몸과 사물, 이미지와 매체를 가로질러
존재의 위상 자체가 이동하는 경험을 ‘변신 연습’이라 부릅니다. ‘변신’이 한 존재가 다른 조건 속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이름이라면, ‘연습’은 그 가능성을 감각과 물질 위에서 계속
시도해 보는 시간일 것입니다.
참여 작가들은 서로 다른 물질적·시간적 조건 속에서 형상이 성립하는 방식을 다시 조직하고, 물질과
감각, 그리고 제작 행위의 관계를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각자의
방법과 실천을 통해 존재가 다르게 구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구체화합니다.
이형구는 존재하지 않는 몸에 해부학과 분류학의 체계를
부여하며, 가상의 존재가 현실의 질서 안에서 하나의 신체로 성립되는 조건을 구축합니다. 또한 자신의 몸에 낯선 종의 운동학을 이식하는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감각의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작업은 무엇이 존재로 승인되는지를 되묻는 동시에, 몸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구체화합니다.
우한나는 신체 안에 잠재한 에너지를 패브릭을 매개로
바깥의 형태로 끌어냅니다. 보호와 은신, 노출의 감각을 동시에
품은 패브릭이 착용 가능한 외피가 될 때, 입는 행위는 몸의 경계를 다시 구성하는 방식이 됩니다. 바느질되고 접히고 매달리는 천은 피부이자 장막이며 하나의 기관처럼 작동합니다.
우한나의 조각은 접히고 늘어지며 몸과 함께 움직이는 유연한 구조를 이룹니다.
안태원은
이미지와 물질이 만나는 접면에서 감각의 어긋남을 다룹니다. 친밀한 존재의 감각과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는
이미지의 감각을 하나의 표면 위에 겹쳐 놓습니다. 체온과 촉각을 지닌 대상은 스캔과 변형을 거치며 이미지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지만, 물질 위에 놓이는 순간 그 감각은 온전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두 감각은 완전히 포개지지 않은 채 어긋난 상태로 남고, 작가는
그 어긋남을 새로운 형상의 조건으로 삼습니다.
곽인탄은
하나의 조각이 다음 조각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생성의 흐름을 만듭니다. 제작 과정에서 남겨진 파편과 잔여를
다시 다음 조각의 재료로 삼으며, 함께 만드는 시간 속에서 여러 사람의 손이 개입하는 구조를 열어 갑니다. 놀이와 제작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조각이 어디까지 열려 있을 수 있는지를 실험합니다.
변형된 형상은 존재의 새로운 층위를 열어 보이며,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몸과 형상의 질서를 다시 묻습니다. 전시장
안에서 오랜 수행의 시간이 응축된 작업들 사이를 걷습니다. 일부 작업은 앉고, 걸치고, 함께 만드는 행위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변신의 감각을
마주하게 합니다. ‘변신 연습’은 지금, 이곳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