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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큐레이터 양성 및 지원프로그램 <이제 막 큐레이터>

2020-07-25(Sat) ~ 2020-07-25(Sat) 이제 막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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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소개




<지역 의제를 생성하는 미술관 프로젝트> 강의에 대한 리뷰


김연지(2020.07.25)


Part.5에서는 김종길 큐레이터의 “지역 의제를 생성하는 미술관 프로젝트-《경기, 1번국도》, 《제주 4·3미술제》의 기획”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국공립미술관의 큐레이터이자, 로컬 큐레이터의 관점에서 바라본 전시기획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경기도미술관의 개관전부터 시작하여 미술관의 굵직한 전시들을 준비하면서 지역 의제를 생성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한국미술계에서 비평과 미술사에 대한 논의가 서울에 집중되는 것을 전복시키기 위해 “비평 지구대”를 조직하여 지역의 미술비평 활성화를 촉진시켜왔다. 따라서 이번 렉쳐에서 소개되는 두 가지 전시, 《경기, 1번국도》와 《제주 4·3미술제》는 그러한 고민에서 확장된 전시기획이다.


| 큐레이션의 방향성 |

김종길 큐레이터는 큐레이션의 시작을 “상상”에 두었다. 본인의 상상이 기획에 반영되고 그것이 작가의 미적 정신과 합쳐지면서 다양한 전시가 기획 될 수 있음을 언급한다. 큐레이션의 상상은 큐레이터가 가져야하는 기본적인 사유체제로서, 이 사유체제를 통해 전시의 개념이 정의되고 세부 카테고리가 설정된다. 경기도 미술관의 개관전이었던 <경기, 1번국도>는 지속적인 답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국도라는 길은 그물망(net)과 같은 역할을 가지고 있는데, 김종길 큐레이터는 그러한 길의 어원적인 개념, 인문학적 관점 그리고 큐레이터가 가지고 있는 길에 대한 상상을 확장하고 결합한다. 예컨대 1번 국도는 고대로부터 실크로드였으며, 식민지 시기에는 침략을 위한 도로로 사용되었고, 근대 이후에는 6.25와 도시화로 인해 그 의미가 다양하게 변화되어왔다. 따라서 그는 경기북부 지역의 군기지 상징화를 통해 이주와 평화의 메시지를 시각화한 ‘간이역’, 분단과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DMZ)를 다룬 ‘DMZ’, 국도 1호선 평택~문산 구간을 문화지리학적 관점으로 해석한 ‘1번국도’, 세계평화를 강조한 ‘통일전망대’ 등 4가지 소주제로 구성하여 전시기획을 진행하였다. 그렇다면 두 번째 전시인 <제주 4·3 미술제>에서는 어떠한 큐레이션으로 진행되었을까. <제주 4·3 미술제>는 비평지구대 활동을 통해 제주 지역의 작가들과 맺어온 인연으로 시작된다. 이 전시 역시 답사를 통해 제주지역의 문제를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볼 것인지 접근한다. 그간 4·3미술제는 제주 지역의 아픔과 상처에 관하여 조명하였는데, 김종길 큐레이터는 동아시아의 역사적 관점이라는 영역에서 4·3문제를 다시 되돌아본다. 따라서 제주와 마찬가지로 지리적 위치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학살의 기억이 있는 타이완, 오키나와를 연계하여 동아시아의 군사적 흐름이라는 확장된 시선으로 4·3의 문제를 접근한다. 더 나아가 현재의 제주와 연계하여 희망과 극복의 메시지를 담은 전시를 준비하였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제주작가들이 아픔을 딛고 나아갈 수 있도록 박남준 시인의 “얼음의 투명한 눈물”이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전시명을 붙인다.


| 아키이빙: 목격자, 증언자 그리고 기록자 |

이렇게 기획된 두 전시에서는 공통된 지점이 발생한다. 바로 상상을 바탕으로 한 큐레이션을 통해 잊혀진 역사를 발굴하고 때로는 목격자이자 증언자, 그리고 기록자로서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시기획을 위해 조사된 문헌과 자료들은 중요한 요소로서 위치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내용을 시각이미지를 통해 전시장에 옮겨놓게 되면 일부 전시의 의미가 생략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 ‘큐레이터의 아카이브’를 설치한다. 큐레이터의 아카이브는 큐레이터가 어떠한 관점과 자료를 통해 이 전시를 기획했는지 전달되는 공간이다. 이후 ‘큐레이터의 아카이브’는 ‘전시기획과 그 과정 전반에 관한 아카이브’로 확장되어, 전시가 어떻게 발현되고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아카이브에 대한 중요성은 현재 한국미술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전시가 단편적으로 소모된다는 문제점에서 시작된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관객이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30초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 시각적인 감상에 치우쳐져 전시의 전반적인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미술관을 떠나게 되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시각예술 문화를 만들어갈 미술계 현장에서 큐레이터가 생각해봐야할 어떤 태도 혹은 지향점을 제시한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통상적으로 제작하는 팸플릿 대신 길잡이 혹은 아카이브 신문을 제작한다. 팸플릿은 갤러리에서 사용되는 초대장(invitation)의 한 종류로 구분되어질 수 있는데, 한국미술계에서는 국공립-사립미술관 할 것 없이 대안공간, 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준비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는 일회적으로 소모되는 팸플릿을 제작하는 것이 미술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기록물로써 아카이빙 할 수 있는 신문 형식을 구축하게 된다. 이러한 형식은 생략된 큐레이션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보충물로써 자리 잡게 된다.


이번 시간에는 국공립미술관이자 지역미술관이 가져야하는 방향성을 살펴봄으로써, “장소성 혹은 지역성”에 중점을 둔 큐레이션의 중요성을 바라볼 수 있었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상상과 실증사학을 기반으로 우리가 위치하고 있는 장소의 잊혀진 역사, 혹은 발굴되지 못한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것임을 언급한다. 이러한 전시 기획을 통해 한국미술사는 다양해질 것이며, 지역성에 관한 의제는 물리적인 장소성을 넘어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의 복합적인 측면을 다층적으로 조망하면서 로컬미술관이 마련해야할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공공재의 운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김연지

중국에서 현대미술과 조소를, 한국에서는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space xx에서 큐레이터로 재직하며 공간의 기획과 운영을 총괄했으며, UNION ART FAIR도 함께 기획보조하였다. 한국 근현대미술 가운데 조명되지 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있으며, 현재는 작가들이 고민하고 실현할 수 있는 큐레이팅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