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1(Sat) ~ 2020-08-01(Sat)
한국근대문학관
포스트컨템퍼러리 시대의 한국/현대/미술
한주옥(2020.08.01)
8월 1일 진행된 임근준 미술평론가의 여섯 번째 강의는 <포스트컨템퍼러리 시대의 한국/현대/미술>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2008년부터 한국에서 열렸던 주요 전시 정리와 그해 미술계의 핵심 사항 그리고 이제 막 역사로 정리가 되어야 할 주요 전시의 타임라인을 점검하였으며 강의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2013-2017년의 한국 현대미술계와 큐레이터십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회고와 감상>시청각에 기고했던 원고를 공유하며 신생공간, 신생콜렉티브의 5년의 운동 연표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임근준은 한국 현대미술계 지형 전체를 보기위해 큐레이터쉽 큐레이팅 사례로 21세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하였으며 이에 <21가지 큐레이팅 사례로 살펴보는, 21세기 한국현대미술의지형: 1999-2020>의 원고를 바탕으로 강의를 진행하였다. 또한 21개의 전시를 의제별로 분리하여 카테고리화 시킨 ‘공통 키워드별 재분리표’는 한국현대미술의 흐름과 쟁점을 주제별로 구분하였으며 지난 10년간 벌어진 주요 담론 및 지향점을 살피는데 도움을 주었다. 임근준이 언급한 2008년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주요 전시의 내용을 요약, 추가 보충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2008년은 홍승혜 개인전《파편》(국제갤러리)과 더불어 손동현과 김민애 작가의 전시가 두드러졌다. (손동현 《왕》(갤러리2), 김민애《익명풍경》(관훈갤러리)) 또한 제 7회《광주비엔날레: 례보고》 (예술총감독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는 주제지향적 전시의 한계를 벗어난 전시라는 평을 받으며 현장과 예술-문화적 생산을 도모하는 장으로 구현하였다. 2009년은 이소정 개인전 《낯선 휴일》(갤러리2), 플랫플랜(Flatplan)의 진심 FP_1, THE BOOK SOCIETY의 아트북페어가 진행되었다. 그 다음 해 삼성미술관 리움은 운영을 재개하며《미래의 기억들》을 개최하였고, 싱가포르 국립미술관과 공동기획 및 연구로 양국의 국립미술관을 순회하는《아시아 리얼리즘》(덕수궁미술관)을 2010년의 주요 전시로 꼽았다. 그 해 예술총감독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assimiliano Gioni)가 지휘한《제 8회 광주비엔날레: 만인보》는 미술사적으로 계속해서 조명될 전시로 기존 비엔날레 형식을 탈피하고자 하였다. 당시 광주비엔날레의 보도자료에서 “각종 이미지의 충돌과 조화 속에 숨긴 알레고리와 메시지가 끝말잇기처럼 교묘하게 한 작품 한 작품이 (키워드를 통해) 연결된다는 점이 숨은 특징이었으며 잘 편집된 잡지처럼 보기 편했다”는임근준의 평을 볼 수 있었다. 2011년은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방법론의 두각이 확연하게 드러나던 해였다. 김영나 개인전 《발견된 개요》(갤러리팩토리)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선보였던 정금형의 《휘트니스 가이드》 공연이 주목할 만한 전시였다. 또한 로뎅갤러리가 플라토로 재개관하며 운영을 재개하였다. 2012년 가장 특기할 만할 전시는 김성원, 김상규, 정소익, 홍보라 총 4명의 큐레이터가 디자인과 미술의 중첩지를 살피며 새로운 시도의 큐레이터쉽을 보여줬던 전시《인생사용법》(문화역서울284)이 있다. 또한 해외작가의 회고전을 한국인 큐레이터의 관점에서 바라봤던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더블》(플라토)를 볼 수 있었다. 불행한 사건으로는 8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신축현장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유독가스가 분출되면서 현장에서 근무하는노동자 일부가 사망하는 사건이었다. 4명이 사망하며 다수의 인원이 중경상을 입었지만 안타깝게도 외국인 외주 노동자에 관하여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또한 정작 그들의 신원조차 보도하지 않았던 애통한 사건으로 남아있다. 2013년에는 일본의 동시대 미술을 돌아보는 전시로《Re:Quest-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서울대미술관 MoA)과 미니 회고전격인《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삼성 플라토)가 열리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아시아의 팝아트 모델을 새롭게 살펴볼 수 있었다. 2014년은 시청각을 중심으로 새로운 큐레이터쉽이 등장하기도 하였으며 주요 전시로는 강정석《베이포-X와 홈비디오》(인사미술공간)등의 전시가 있었다. 임근준은 세월호 침몰 사건과 더불어 공장미술제 작가지원금 0원 논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채용과정에 부당개입한 정현민 관장의 직위 해제등 사건과 사고가 유난히도 많았던 해로 2014년을 정리하였다. 2015년은 리움에서 양혜규 작가의 회고전《코끼리를 쏘다 象 코끼리를 생각하다》 전시가 개최 되었고 신진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아트페어 형식으로 전개된《굿-즈》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며 80년대 작가들의 문제의식과 방법론 전반을 총망라하였다. 2016년은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 기념전인 정금형 작가의《개인소장품》전시와 또한 신진, 중견, 원로를 구분하여 계층별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 왔던 세마 삼색전 시리즈 중 신진작가들을 소개하는 세마 블루의 2016 전시《서울바벨》(서울시립미술관)이 열렸다. 당대 신생공간의 문제의식과 외연이 확장되며 자생적으로 움직이는 여러 공간의 흐름과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권의 출범으로 정권이 교체된 2017년은 각자의 의제로 다양하게 산재한 신생공간이 계속해서 출범하거나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8년은《마르셀 뒤샹》(국립현대미술관)과 같은 대형 전시와 산수문화에서 열린 최하늘 개인전《카페 콘탁드호프》등을 볼 수 있었다.
2019-2000년은 다양한 전시가 있었지만 그중에서 콘노 유키(Yuki Konno)가 기획한 한-일 동시대 미술에 관한 전시를 (카오스 라운지 고탄다 아뜰리에)를 유의미한 전시로 들었다. 20년 팬데믹 시대가 도래하며 21~22년 새로운 도약과 세계의 재편을 암시, 현재까지 미술계를 유지해왔던 관습적 방법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번째 원고인 <21가지 큐레이팅 사례로 살펴보는, 21세기 한국현대미술의 지형: 1999-2020>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가 하나의 시대를 이루었다면, 2008년부터 다시 새로운 시대가 열리며 특히 신생공간과 신생콜렉티브가 신주류에 자리 잡게 된 양상을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임근준이 2008년 이후 포스트 컨템포러리 아트의 성격과 특질을 점검하기 위하여 대표 사례로 뽑은 큐레이팅 사례이자 전시다.
― 《98 도시와 영상-의식주》(1998), 《사랑과 열정의 서사시-로댕과 지옥의 문》(1999), 《김수자: 세상을 엮는 바늘》(2000), 《이불》(2002), 《마인드스페이스》(2003), 《Packed/Unpacked》(2004),《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문을 부숴!》(2004), 《당신은 나의 태양: 한국현대미술1960-2004》(2004), 《뮤즈-움?: 다원성의 교류》(2004),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2004:박찬경, 정연두 플라잉시티》(2004), 《탈속의 코미디:박이소 유작전》(2006), 《제7회 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2008), 《아시아 리얼리즘》(2010), 《제8회 광주비엔날레: 만인보》(2010),《인생사용법》(2012), 《청춘과 잉여》(2014), 《서울 바벨》(2016),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2016), 《X:1990년대 한국미술》(2016), 《엉망》(2018),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2020) ― 총 21개의 전시를 통하여 해당 전시의 큐레이터쉽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임근준은 모든 전시를 확인하고, 비평, 기록할 수는 없지만 매해 주요 전시를 보고 보도자료와 기타 자료를 수집, 아카이브 하며 동시에 지면을 찾아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마 이렇게 계속해서 누적되는 정보는 하나의 조감도가 되어 10~20년 후 다시 새로운 관점으로 과거를 돌아봄과 동시에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고유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주옥
미술학과 회화전공으로 석사 졸업하였으며 현 미학과 재학 중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코디네이터, 자하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재직하였다. 퍼포먼스 미학을 중심으로 뉴 매체와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발전 가능성에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