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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큐레이터 양성 및 지원프로그램 <이제 막 큐레이터>

2020-08-08(Sat) ~ 2020-08-08(Sat) 이제 막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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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소개


“ART CRITIC : 읽기와 쓰기” 강의에 대한 리뷰

김연지(2020.08.11)


<미술과 비평 방법론>의 제2강은 홍경한 강연자의 “ART CRITIC : 읽기와 쓰기”에 대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홍경한 강연자는 미술평론가이자 전 강원비엔날레 예술 감독을 역임하였다. 특히 2018년에 진행된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악의 사전’(The Dictionary of Evil)이라 제목으로 인간 가치의 회복을 나타냈으며, 여타 비엔날레들의 순하고 모호한 주제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화합과 상생, 평등과 평화를 대표하는 국제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이처럼 파격적인 전시를 진행하여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다. 이번 강연에서는 본인이 생각하는 비평에 대한 사유체계와 방향성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평론가이자 비평가인 그의 뚜렷한 신념을 엿볼 수 있었다.


강의를 시작하고 그는 질문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첫 번째 질문은 바로 ‘비평은 과연 무엇인가?’였다. 먼저 그는 부제로 왜 읽기와 쓰기를 붙였는지 설명한다. 읽기는 예술작품을 읽어내는 것, 쓰기는 그것을 언어로 기술해 내는 것이다. 이처럼 동반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기획과 비평이 그러하다. 따라서 비평은 예술작품에 대한 가치관, 관념, 미적 태도를 탐구하는 함축적인 글이다. 그는 비평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이전에, 예술작품을 통해 비평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예컨대 그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한 아이웨이웨이(Ai Weiwei)의 《여행의 법칙》과 2017 카셀 도큐멘타(documenta)에서 진행된 다니엘 노어(Daniel Knorr)의 《날숨운동》을 소개하면서 두 번째로 ‘예술은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두 작가는 예술 작품을 통해 현 시대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작품을 통해 수면 위에 올라오게 하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사유체계, 즉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게 한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예술작품에 따른 미술비평이 존재하지 않음에 통탄해했다. 홍경한 강연자는 최근의 비평이 그저 액세서리이자 주례사 비평 또는 작가의 작품을 옹립시켜주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며 가차 없이 지적한다.

본래 예술작품과 비평, 그리고 전시기획은 지속적으로 미끄러져 다양한 논의들을 생성해낸다. 따라서 비평은 예술의 구조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미술비평계 중 일부는 취향에 의존하여 치우쳐진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홍경한 강연자는 이러한 현상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어갈 큐레이터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비평의 방향성을 구축해야함을 강조하였다.


홍경한 강연자가 현 미술비평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는 바로 그가 생각하는 예술의 개념에 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은 시간과 역사, 현실의 기록이다. 따라서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중요한 맥락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는 고트프리트 헬른바인(Gottfried Helnwein)의 “미술은 급소를 정확히 찌를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는 구절을 통해 미술계의 담론 창출의 장場인 국내 비엔날레와 비평이 과연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현재 한국미술계는 비판적 시각과 건강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가? 어쩌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앞으로 이러한 질문을 통해 한국미술계의 현 상태를 진단하며, 건강한 미술생태계를 구축하는 잣대가 되어줄 것이다. 따라서 비평은 동시대 미술의 언어를 가지고, 노력과 학습이 불가결하다.


비평은 미학적 소통에 관한 책임이자 예술전반에 대한 ‘가치’를 따지는 행위이다. 따라서 비평은 예술결정의 요소를 중심으로 한 객관적 자료와 주관적 경험을 토대로 작품과 미술현상에 내재된 의미를 해석하고 판단한 결과를 예증(例證)과 논리 아래 담아내야 한다. 따라서 홍경한 강연자는 그 기술을 효과적이게 하려면 사유의 폭과 변별력 있는 비평이 언제나 한 쌍임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효과적인 비평을 기술하기 위해서 비평가는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바로 동시대미술의 흐름과 경향에 관한 예민한 시각 및 감수성을 지녀야 하고, 남다른 미적 지각력과 미학, 미술사·역사·조형 등에 관한 풍부한 지식이 제반되어야 한다.


오늘날의 미술비평은 작품과 작가에 집중하던 과거의 양태에서 이탈해 미학과 철학, 보다 넓게는 역사와 사회를 아우르는 사유적 비평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에 수반하는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엔 작가나 작품 등의 개별 비평 보다, 전시비평이 비평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확장된 비평의 영역으로 인해 큐레이터들에게 보다 풍부한 지적 사유체계들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강연을 통해 미래의 큐레이터로서 현실을 담아내는 예술작품을 구별할 수 있는 예민한 시각과 감수성을 가져야 함을 깨달았으며, 비평의 어원과 그에 따른 비평의 직능을 되돌아보면서 경각심을 가진 미술비평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김연지

중국에서 현대미술과 조소를, 한국에서는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space xx에서 큐레이터로 재작하며 공간의 기획과 운영을 총괄했으며, UNION ART FAIR도 함께 기획보조하였다. 한국 근현대미술 가운데 조명되지 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있으며, 현재는 작가들이 고민하고 실현할 수 있는 큐레이팅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