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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큐레이터 양성 및 지원프로그램 <이제 막 큐레이터>

2020-08-22(Sat) ~ 2020-08-22(Sat) 이제 막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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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소개



비평의 메타-유니버스* : 남웅, <비평을 위한 지도>에 대한 주석


유지현(2020.08.22)


인천아트플랫폼 <이제 막 큐레이터> 프로그램의 세 번째 비평 수업은 남웅 비평가의 <비평을 위한 지도>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남웅 비평가는 육하원칙하에 비평의 의제를 기술하였다. 비평하는 자와 읽는 자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을/어느 시점에/언제/얼마나 긴 시간 동안 비평하는지, 어떤 매체를 통해 기고하는지, 비평의 내용물은 무엇인지, 어떻게 비평하는지, 마지막으로 비평을 왜 하는지까지 담아보았다.


남웅 비평가는 미술평론과 인권운동을 함께 하고 있으며 성명 같은 비평, 비평 같은 성명의 사이에서 고민한다. 비평으로는 제 4회 플랫폼 문화비평상 미술비평부문 수상, 「동성애자 에이즈 재현에 관련된 논의 – 에이즈위기부터 오늘의 한국사회까지」., 제2회 SeMa-하나 평론상 수상, 「오늘의 예술 콜렉티브 – 과거의 눈으로 현재를 보지만, 얼마동안 빛이 있는 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계간 시청각》 3호(2019년 여름)에 기고한 「불온한 실천으로서 애도」 등이 있고 공저로는 『감염병과 인문학』(2014), 『메타유니버스-2000년대 한국미술의 세대, 지역, 공간, 매체』(2015), 『한국의 논점 2017』(2016)이 있다.


그는 세미나의 목적으로 글을 쓰는 주체의 태도를 (재)확인하고자 하였다. 먼저, 글 쓰는 주체는 필자로서의 위치를 설명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비평가로서 비평하는 것은 다른 분야 종사자가 비평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비평은 무엇을 척도로 삼는지, 비평을 위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등 비평의 직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기고하는 매체의 성격별로 다르게 형성되는 기대 독자에 따라서 비평의 언어가 달라지는 것 또한 언급하였다. 어떤 상황/어느 시점에/언제/ 얼마나 긴 시간 동안 비평하는가에 대해서는 비평가가 동시대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규명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그의 경우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서 재현의 체계와 주체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를 살피며, 2010년 중반 이후 신생공간이 활발히 생겨나는 시점에서 K-퀴어아트신의 언어를 만드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비평이 기거하는 매체의 경우에는 인쇄 매체, SNS, 유튜브, 블로그, 홈페이지 등이 있다. 지면 외에 온라인 플랫폼이 늘어나고, 이와 연동하면서 지면의 성격 또한 변모하고 있다. 선적인 글쓰기보다 멀티태스킹을 바탕으로 단절된 문장들을 조합하는 감각체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빌렘 플루서(Vilem Flusser)의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중 글쓰기와 신경생리학의 유비를 참조하며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에서 신경생리학이 가르쳐 주는 것은, 두뇌를 구성하고 있는 천문학적 단위의 신경전달계 속에서 그와 같은 소립자들이 고립상태들을 뛰어넘어 비약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비평의 내용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평의 범주를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글의 의도는 무엇이며 이를 전하기 위해 대상을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초점을 맞출지도 정해야 한다. 비평의 기능이 전시 서문인지, 작가론인지, 메타비평 등인지에 따라서 전시 내적 비평인지, 비교 가능한 타 장르나 사회현상과 교차해서 쓸 것인지, 전시를 경유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술사를 활용할 것인지 등에 관해서도 구분해야 한다. 비평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구성-묘사-분석-해석-평가 순으로 서술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질문은 작가가 왜 이런 작업을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래서 비평가는 이들을 자신의 어떠한 언어로 가공할 지이다. 결국 비평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비평가 자신이 누구인가를 반추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비평의 관점은 어떤 이론을 경유하며, 그간 다뤄온 작가와 전시는 어떠한 키워드로 연결되는지, 본인의 문제의식을 도출해 낼 수 있게 되며 이러한 사유의 과정은 글로부터 자신을 추적해가는 메타적인 비평을 감행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웅 비평가는 비평을 왜 하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술회하였다.

“비평은 소외당하지 않으면서 나의 범주를 넘어설 수 있는 작업이며, 작가와 관객, 대중과의 연결을 추구하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는 연대의 행동이며, 지배적인 관습 체제로부터 배제된 것들을 찾아내는 것, 과거를 읽어내는 것, 실패를 기술하는 것을 현재로 소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남웅의 비평을 통한 메타-유니버스는 언제까지나 진행 중이다.


*강정석(외), 『메타유니버스-2000년대 한국미술의 세대, 지역, 공간, 매체』, 2015의 제목을 인용함을 밝힌다.



유지현

예술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미술을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하는, 기인식된 사고를 전환하는 확장적 매개로 보고 이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탐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