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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인천아트플랫폼 창제작 프로젝트 1. 박경진 <색, 공간 Ⅱ>

2021-07-16(Fri) ~ 2021-07-31(Sat) 박경진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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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2021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창·제작 프로젝트 1.
박경진, 《색, 공간 Ⅱ(Color, Space Ⅱ)》

▶ 전시기간 : 2021년 7월 16일(금) - 7월 31일(토)
▶ 관람시간: 12:00-18:00,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E1 전시실



인천아트플랫폼은 2021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입주 예술가 창·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입주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 입주한 시각예술부문 첫 번째 창·제작 프로젝트로 입주작가 박경진의 개인전 《색, 공간Ⅱ(Color, SpaceⅡ)》을 진행한다.

***

박경진은 그리기라는 행위가 연결된 생업과 작업 사이에 놓여있는 작가의 실존(생존)의 모습을 캔버스 위에 담는다. 뮤직비디오 세트장과 작업실, 분명 다름이 존재하는 두 공간 사이에서, 그 다름에 맞추어 본인 또한 변화하고 갈등하며 질문들을 던져왔다. 작업 초기에는 작업실과 뮤직비디오 세트장 두 공간 사이에서 변화하는 스스로의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두 공간에서의 작업을 구분 짓기보다는 세트장의 성질들을 회화 작업에 반영하여 충돌과 접목을 통해 교집합을 찾아왔다.

작가에게 세트장은, 생업과 작업 그리고 그림 그리기라는 행위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을 이어가도록 만드는 곳이다. 시대를 상징하는 구조물이나 오브제가 인과 없이 감각적으로만 혼합된 모습, 곳곳에 남아있는 색들의 추상적인 중첩으로 구현되는 세트장의 비현실적인 풍경 안에서 작가는 압도감과 감탄, 고독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고, 그 감각을 전시장으로 가져와 전유하는 회화 실험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세트장에서의 미적 경험이 ‘감각의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회화 실험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상의 묘사를 지양하고, 회화의 조형 실험 및 확장성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형태에서 벗어난 이미지에 대한 감각과 경험에서 비롯한 감정들이 캔버스 표면 위로 두드러져 나타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평면의 캔버스에서 확장된 3차원의 전시 공간에 조명, 목재, 투명 비닐 등 각종 물질과 오브제를 설치하고, 에어 스프레이로 페인트를 뿌려 회화성이 짙은 공간 회화 실험을 이어간다. 작가는 목재와 PVC 파이프, 합판 비닐, 페인트 등으로 건설자재 H빔, 철재 파이프, 철판, 대리석 기둥을 만들어 전시장에 설치했다. 철재들은 짙은 갈색으로 칠해져 녹이 슬어있는 듯하다. 이처럼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오브제들은 실제 물질에 대한 충실한 재현이 아니라 감각의 표피만을 불러낸다. 전시장 벽면에 붙어있는 공사장에서 흔히 쓰이는 비닐은 바람에 의해 그 부피가 늘어나고 줄어든다. 전시 공간은 성질과 성격이 온전히 부여되지 않은 미완의 공간으로 변형되며, 공간의 장소성은 희미해진다. 작가는 변형된 공간 위에 회화성이 짙은 다양한 색감의 페인트를 스프레이로 뿌리고 붓으로 칠한다. 시각적인 색채를 덧씌워 한 번 더 변형된 입체의 공간은 일시적이고 표피적인 감각과 감정으로 가득하다. 전시는 평면 회화와 공간 회화를 연결하여 감각의 변화를 실험하면서, 회화적인 감각들로 가득한 공간이 관객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살핀다.

# 작가노트

3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에 입주한 이후 매일같이 산책했다. 날씨가 좋기도 했고, 작업공간이 낯설기도 했고, 머물고 있는 동네가 보기 좋기도 했다. 오래되고 낡은 저층의 주택가가 눈에 띄었고, 집집마다 정성 들여 만들어놓은 조그마한 화단들에 발걸음이 멈췄다. 엉뚱하고 투박하지만, 정성 들여 만들어진 화단을 보는 일은 즐겁다.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곳이지만, 자연의 바다가 느껴지진 않았다. 때때로 해무가 주변을 뒤덮고 바람에 짠 내음이 섞여들어 날아올 때면 바다임을 자각했다. 곳곳에 흘러내린 녹슨 것들의 색을 통해 이곳이 바다 근처임을 쉽게 자각할 수 있었다. 많은 곳들이 녹슬어 있다. 짙은 갈색에서 밝은 주황색까지 색들의 향연이다. 쨍한 햇빛과 밝은 주황빛의 녹슨 색이 함께 겹쳐 보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은 바다이다. 이곳에서 본 철의 녹슨 색들과 화단의 초록색들이 전시장 안을 자연스럽게 뒤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