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출생, 서울 거주
오랫동안 식이장애를 앓아왔던 고등어는 이제 그 시절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많은 부분 극복을 했지만 그 이후 달라진 몸을 겪어오다 보니, 치유를 넘어서, 환생을 넘어서 ‘다른’ 몸에서 살아가고 싶어졌다. 그렇게 ‘정신’은 온전히 그대로 유지한 채로 과연 ‘다른’ 신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갖게 되었다. 그녀에게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법이 바로 그림이다.
살아가기 위해 어느 정도의 불안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불안이 ‘나’라는 범위를 초월하여, 자아와 타자 사이를 구분 짓는 중간영역이 무너질 때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신체가 무너지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때 주체가 상실되었음을 느낀다. 그녀는 단순히 불안이라는 감정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느끼는 신체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몸 존재론에 기초한 주체화의 가능성을 탐구해 보려 한다.
고등어는 주체 바깥의 신체, 타자의 신체와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신체’에 주목하여 스스로의 신체에 대해 환기해보며 신체 바깥에서의 주체화에 대해 다양한 미디어를 가지고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그녀는 ‘신체성’을 ‘관계하는 신체’와 ‘노동하는 신체’로 나누고, 한 개인이 이러한 신체성을 물질적으로 분열되고 억압적인 상황과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떻게 획득해 나가는지 그 과정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