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는 회화 표면의 질감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빙하, 침대보, 합판 등 사물의 표면 질감을 직접적으로 레퍼런스 삼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종종 바닥에 깐 캔버스 천 위에 물감을 흘린 뒤 천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레 물감이 고이거나 굳게 두기도 한다. 또한 구체적인 레퍼런스가 있지 않더라도 물감의 안료 구성과 레이어 쌓기, 그리고 빛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캔버스 표면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감각할 수 있게끔 전시를 연출한다. 작업의 레퍼런스의 공통점은 대체로 자연의 재료이며 시각 우위의 것이라는 점이다. 빙하, 직물, 모래, 물, 빛, 돌, 포도, 합판, 광물 같은 것은 형상보다 제일 먼저 질감으로 인식된다.
작가는 2020년 인천에서 활동하며 주변 지역에서 특정적으로 감각되는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구체화하여 작업할 예정이다. 또한 가장 물질적인 매체인 회화를 확장시키는 기제로써 비물질적인 것의 개입에 대한 실험에 빛, 운동성을 매개체로 두고 회화 표면의 무한한 확장을 탐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