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은 삶의 부조리한 구조에 대한 관심으로, 뜻밖의 사고처럼 벌어지는 사회의 사건 배면에 위치한 구조적 문제와 그 사건이 돌출된 양상을 통해 개인과 사회적 사건이 맺는 관계에 몰두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에는 세월호가 드러낸 세계의 균열에 천착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의 입주 기간 동안에는 작품 제작을 위한 연구과정을 세분화하여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더불어 초가 심지를 태우며 발하는 빛의 다양한 열감을 포착하여 담아낸 ‹붉은 시간› 연작을 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그리기 방식을 확장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작가는 «기울어진 땅 평평한 바람»(오뉴월 이주헌, 서울, 2015)과 «닫힌 창 너머의 바람»(산수문화, 서울, 2018) 등의 전시를 통해, 연대의 가능성으로서의 죽음과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는 재난의 유사한 구조를 탐구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빛과 숨의 온도»(WESS, 서울, 2020)에서는 재난이 훼손한 터전에서 개인의 삶이 어떻게 한 사회의 역사가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간에 대한 사유로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