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서울 출생
희박은 대를 이어 물려받은 믿음에서 비롯된 인간 소망을 추적하는 것을 작업의 화두로 삼는다. 유년 시절에 보고 자란 '기도하는 소녀' 이미지를 '안위의 아이콘'으로 명명하고, 스텐실 기법으로 반복해 찍어내거나 스킬자수로 꿰매는 수행적 노동 방식을 통해 소망의 계보를 잇는다. 또한 일제강점기와 전쟁 속에서 소시민으로 살아온 작가의 외조모 옥순의 구술이 담긴 단편 다큐멘터리 <옥순의 조각>을 제작하기도 했다. 개인적 서사에서 촉발된 작업은 한국의 범신론적 기복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믿음과 소망의 실체화를 시도한다. 인천 출신의 외조모 옥순이 인천 답동 성당에 발을 디딘 것처럼 외래 종교가 한국에 상륙해 토착화되는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유교문화와 기복 신앙, 일상적 미신이 뒤섞여 변모하는 과정을 목격하며 자라왔다. 이처럼 한국적 정서가 스며들어 변형된 사례를 수집하고 그 안에서 은유적 표현과 상징을 추출해 작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