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기 김유정 개인전] 생존조건
2015-11-25(Wed) ~ 2015-12-01(Tue)
갤러리 도스
김유정 개인전
■ 전시기간 : 2015.11.25.(수) - 12.1.(화)
■ 전시장소 : 갤러리 도스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el. 02-737-4678 / www.gallerydos.com)
■ 오 프 닝 : 2015.11.25.(수), 오후 5시
*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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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나는 프레스코회화를 통해 전통 미술과 동시대 미술 관계를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회벽에 행해지는 대상을 재현하기 위해서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회벽이 마르기전에 채색하는 것 대신에 “긁기의 외상적 행위”, 즉 스크래치를 가하는 작업을 택하고 있다. 이는 대상을 보다 상세하고 굳게 각인시키기 위함이며, 표면에 가하는 상처의 기법이 채색보다 대상의 본연의 모습(사유를 근간으로 한)을 잘 구현해 줄 것이라는 나의 방법론이다. 이는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며, 스크래치로 인해 드러나는 미세한 요철들의 생성들은 치유를 갈망하는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기법적 은유이자 현대인들의 삶 그 자체이다. 획일화된 일상이 강요되는 현대인들의 씁쓸함을 그들이 가두어 놓은 관상식물을 통해 반증하려는 것이며, 공산품처럼 규격화된 우리들의 삶과 고민을 자연적인 물질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긁기를 통한 관상식물, 인공적인 풍경들의 재현은 빛과 생명력을 얻어 곧 우리의 인생을 재현해 낸다. 그리고 인간들의 상실된 내면을 시각을 정화시키는 예술로 표현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한줄기 위로로 다가간다. 우리에게 재생산된 관상식물들의 어울림, 치유의 정원을 선사하는 것이다.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과 산소, 공기 등이 필수적이다. 우리가 지금 속해있는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조건에 처해져 있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이번 전시에서 나는 우리의 현 모습을 담아낸다. 회벽에 긁어대는 생채기는 현재 우리 삶의 기본적인 상처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 우리는 자의와 타의로 다양한 상황과 시도에 처해지는데, 생채기는 우리의 내면과 삶의 현장을 넘나들며 종전보다 바쁘게 활동한다. 지난 상처를 기억하며 공간위에 힘없이 수동적으로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무수한 관계 맺기에서 때로는 버려지기도 하고 수면 아래에 갇히기도 한다. 부조리하되, 진실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모순을 목격, 침묵하면서 삶의 그늘에 지친 영혼을 잠시 맡겨둔다. 이내 회복한 듯 다른 세계와의 교류를 시도하고, 공유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인공적이나 끊임없이 알맞은 조건을 만들어 가는 따뜻한 정원을 발견해서 잠시나마 안정을 취하고 재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과정들은 너무나 필수적인 우리 삶의 생존 조건들이다. 이 때 생채기는 고단함과 상처로 부터 단단해지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내고 있는 우리 본연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기법으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한다.
공생_90.0x140.0cm, 프레스코 회벽위에 스크래치, 2015
온기_113.5x162.0cm, 프레스코 회벽위에 스크래치, 2015
Incubator-Ownerless_74.5x104.5cm, 프레스코 회벽위에 스크래치,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