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기 임영주 개인전] 물렁뼈와 미끈액
2018-08-22(Wed) ~ 2018-09-19(Wed)
두산갤러리 서울
임영주
두산갤러리 서울은 임영주의 개인전 《물렁뼈와 미끈액》을 2018년 8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임영주는 영상을 중심으로 회화, 텍스트,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면서 확신할 수 없는 믿음과 그러한 믿음의 구조에 대해 탐구해왔다. 촛대 바위에 끝에 해가 걸치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금을 ‘요정’으로 의인화하거나 운석을 발견하면 복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믿음의 근거나 확실성을 밝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반대로 사람들이 무언가를 믿게 만드는 효과, 믿음이 변화된 상징, 어느샌가 모르게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가 확고해져 버린 상황을 특유의 설교 음성과 같은 나레이션과 함께 보여주었다.
임영주의 회화는 영상과 같은 풍경, 모습에서 시작하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초단위 혹은 그보다 짧은 프레임 단위로 이뤄지는 영상작업은 집중과 반복, 집약적인 기운이 필요한 반면, 회화 작업은 긴 호흡과 이완된 기운 속에서 그려진다. 하나의 풍경은 영상 속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로 변주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영상에서 보여질 수 없는 기운이 미묘한 방식으로 회화에 담기게 된다.
전시 제목 ‘물렁뼈와 미끈액’은 2017년 촛대 바위를 그린 회화작업의 제목에서부터 출발한다. 임영주는 과학책에서 “뼈와 뼈가 연결된 곳에는 물렁뼈와 미끈액이 들어있다.”라는 문장을 보고, 이 문장이 촛대 바위의 풍경과 딱 들어맞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실재하지만 실제로 볼 수는 없는, 물렁뼈와 미끈액은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요석공주> 영상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이야기, 원효대사와 해골물, 홍콩할매귀신, 천이통과 이명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번쯤 들어보았던 이야기나 역사책에 기록된 이야기들은 비유와 상징으로 덮여 더욱 멀리퍼지거나 은밀하게 믿음을 전달한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과학적인 듯한 것과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뒤섞여, 확신할 수 없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믿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출처: 두산갤러리 홈페이지(https://www.doosanartce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