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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기 고등어, 9기 전병구 참여 그룹전]초상과 회화.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2018-08-21(Tue) ~ 2018-09-07(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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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연) 소개


<초상과 회화.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는 ‘사람’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생각과 작품을 다양한 관점과 시선에서 기록하고 선보이는 작업이다.

여기서 ‘초상’은 구체적인 인물 묘사는 물론, 사람 일반의 얼굴이나 모습을 포함하는 것으로, 작가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작가가 관찰한 주변의 이야기, 혹은 동시대 각처에서 일어나는 시대 현상을 조망하는 초상 등 그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시각예술사의 시작과 변화를 살펴보면, 원시동굴벽화의 사냥하는 사람들, 고대 그리스의 도기에 새겨진 결혼식과 장례식을 비롯한 신과 영웅의 무용담, 중세의 사람의 모습을 한 신과 성서 속 이야기 및 기도하는 성인과 평신도의 모습, 자신의 모습과 그때그때의 내면을 담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화가들의 자화상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 미술에서도 고구려 수렵도와 삼국시대 이상적인 모습을 지역성으로 드러낸 각종 불상의 얼굴들, 그리고 조선시대의 풍속도와 초상화에서 다양한 기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초 개념미술 이후 미술에서 사람을 직접적인 묘사하는 작품의 수는 상대적으로 훨씬 감소한다.

본 전시는 ‘미술 속 인간’에 대한 관심과 오늘날 그에 대한 작품과 평가에 대한 밀도가 헐거워진 것을 어떻게 채워볼 수 있을까에서 출발했다. 그중에서도 시각예술사에서 가장 오래된 매체 중 하나인 회화 (물론 넓은 범위에서 드로잉과 같은 평면작업을 아우르는)에 집중하는 작가들을 초대하여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록하고,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끌어내고 확장한 이야기들, 가령, 초상에서의 일상성, 관계성, 추상성, 서사성(서사 구조, 다양한 시점들), 조합, 재생산, 현실 반영, 현실 비판, 형태 실험, 신체 탐구 등을 통해 동시대 미술 속에서 어떤 특징과 의의를 갖는지, 작품 내에서 오가는 시선, 작품 밖에서 작가와 작품에게 던지는 시선은 무엇인지 살피고자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고등어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사건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신체성의 초상을, 엄유정 작가는 정지된 혹은 침묵한 몸의 표정과 그 인상으로서의 초상을, 전병구 작가는 그림 밖에서 대상과 상황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으로서의 초상을 그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작가와의 대화 내용은 전시 기간 중 작품과 함께 공간을 채워나갈 예정이며, 이후에 출판되는 기록물은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면서 대화와 사유, 다양한 입장과 관점들을 초대하는 매체가 될 것이다. 
전시의 부제이자 태도이기도 한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는 과학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의 에세이이자 동명의 저서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를 참고했다. 기획 초기 단계에서는 각 작가의 작품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취지였으나, 실제 과정 속 대화에서는 작가 모두가 직면한 과거와 미래 속 현재의 지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의식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공통적인 태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선언은 비단 본 전시와 작가에만 해당되는, 회화라는 매체에만 해당되는 것을 너머 우리 모두가 직면한 현실이기도 하다. 문제 너머 문제, 즉 끝을 알 수 없는 연속성이라는 점은 마치 시시포스가 굴러떨어질 것을 아는 바위를 쉼없이 밀어올리는 것을 연상시키지만, 같은 자리만 맴도는 시시포스와 다르게, 전시에 함께 하는 작가들과 우리의 문제해결은 ‘다음’의 단계를 위한 과정임을 주목하는 것은 분명 다른 지점이 될 것이다.


출처: 팩토리 투 홈페이지(http://factory483.org/exhibition/6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