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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인천아트플랫폼 창제작 프로젝트 7. 이민지 《오직 미래만이 과거를 방문한다》

2023-11-16(Thu) ~ 2023-11-26(Sun) 이민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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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2023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창ž제작 프로젝트


이민지 YI Minji



오직 미래만이 과거를 방문한다


Only the future visits the past




2023. 11. 16. – 11. 26., - 11:00~18:00


(월요일 휴관)



인천아트플랫폼 프로젝트 스페이스 2(G3)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창·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시각예술부문 일곱 번째 프로젝트로 입주 예술가 이민지의 개인전 《오직 미래만이 과거를 방문한다(Only the future visits the past)》를 개최한다.

 이민지는 ’본 것’과 ‘못 본 것’이라는 광학적 경험과 감각의 ‘시-차’에 관심을 두고, 사진과 영상, 글쓰기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본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 감각들과 이어지고 타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른 방식의 사진-이미지로 드러낼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오직 미래만이 과거를 방문한다》는 작가가 인천에 머무는 동안 감각했던 풍경과 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이자 이를 공개하는 전시이다. 이 전시를 통해 작가는 ‘본다’라는 시각적 감각으로부터 사진이 어떻게 이미지를 만드는지 묻고, 겹겹이 쌓인 시점과 기억이 교차하는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보기 위한 시도를 보여준다.

 전시와 동일한 제목의 영상 〈오직 미래만이 과거를 방문한다〉(2023)는 인천에 정주했던 외할머니-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인천의 풍경과 시간을 다시 감각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풍경을 보는 일, 풍경을 기록하는 일, 그리고 기록한 풍경-이미지를 다시 보는 일에 대한 질문으로 이 작업을 시작한다. 영상에서 자신의 ‘엄마’를 호명하고 그가 지나온 경로를 복기하며, 그녀로부터 또는 과거의 이미지가 불러낸 기억을 따라간다. 이때 마주한 풍경은 하나의 시점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오래전 그(들)이 보았던 것처럼 계속해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간다. 이 여정은 유동하는 이미지가 사진으로써 정착하는 일과 비슷하고, 얼굴에서 얼굴로 이어지는 기억과도 닮아 있다. 작가는 이 영상에서 반복해서 질문하듯, 겹겹의 시점으로 풍경을 다시 보는 일을 ‘사진’이라는 매체와 연결하고, 이를 다시 삶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동시에 작가는 오래된 사진을 등장시켜 경험하지 못한 시간과 시점을 상상하도록 이끌어 낸다. 인천의 도서관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근대 인천의 사진을 통해 초기 사진술로 붙잡으려 했던 풍경과 얼굴의 기록을 소환한다. 양쪽 눈의 시차를 이용하여 입체 사진을 구현하고자 했던 ‘스테레오코피(Stereoscopy)’ 기법과 시선의 이동에 따라 풍경이 확장하는 ‘파노라마(Panorama)’ 사진을 병치하여 현재의 우리가 경험하는 시각적, 광학적 감각을 연결한다.

 한편, 영상이 상영되는 전시장 곳곳에는 사진 작업 〈빛의 파노라마(Moonlight panorama)〉와 〈블루 아카이브(Blue archive)〉가 놓여있다. 이 사진들은 ‘등대'라는 근대의 빛이 없던 시대에 달빛에 반사되는 흰 바위들을 지표 삼아 이동하던 이들의 이야기로부터 포착한 상상의 장면이다. 인천의 섬 소청도에는 마치 분을 바른 것처럼 보이는 ‘분바위’라는 이름의 석회암 지대가 있다. 작가는 빛과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포착하고, 바위 표면의 촉각적인 이미지를 종이로 옮기는 프로타주 기법을 통해 기록한다. 이는 섬 건너편의 외할머니에서 엄마로 이어지는 풍경에 반사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풍경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일은 개인적인 행위임과 동시에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사진이 서로 다른 기억이 접촉해 만나고 엮일 수 있는 ‘가능성의 평면’으로 여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풍경을 배회하던 카메라의 렌즈와 이를 바라보던 보는 눈을 교차하고, 바다와 갯벌, 항구와 같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장소들을 상상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며,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파노라마를 만들고자 했다. 빛을 통해 공동의 기억을 만들듯. 

#작가노트 중
언젠가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철새들을 보면서 당신이 그랬죠. 새들은 다가오는 세계와 멀어지는 세계를 동시에 본다고요. 그저 주위에 놓인 세계를, 시간을 통과하고 지금 이곳을 맴돈다고요. 그런 식으로 전경을 바라보고 본 것들을 기억한다면, 우리가 본 풍경을 나란히 놓을 수 있을지 몰라요.

*전시(작품)명은 오션 브엉,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On Earth We’re Briefly Gorgeous)』(시공사, 김목인 옮김)의 한 구절 “오직 미래만이 과거를 방문하는 것이죠.”(p.21.)에서 빌려온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