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9(Thu) ~ 2021-08-22(Sun)
11:00~18:00
인천아트플랫폼 G1 전시실
무료
032-760-1000
2021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창·제작 프로젝트 2.
인천아트플랫폼은 2021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IAP 창․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입주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 시각예술부문 두 번째 프로젝트로 양지원, 최수련의 2인전 《산실 產室(Everything I Want to Do Is Nonproductive)》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하나의 전시장 공간을 ‘산실 產室’로 삼아 작업을 진행한다. 각각 드로잉과 회화 작업을
주로 선보여 온 양지원, 최수련은 글자와 언어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며 공통의 작업 방식으로 월 드로잉을
선택하고, 벽면에 한시적으로 머물다
사라지는 조건 아래 글자와 이미지를 그린다. 두 작가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미결 상태를 반복하다 멈춰지는
경험을 공유하며 작품 간의 상호적 관계를 주시한다.
양지원의 이미지는 글자에서 시작되었으나 원래의 기능을 이탈한, 또는 원래의 기능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무엇인가를 드러낸다. 작가의
드로잉을 통해 서서히 포착되는 이미지는 글자에서 말로 되돌아가거나, 본래의 형상이 가진 또 다른 잠재력을
드러냄으로써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어떤 기능을 작동시키게 된다. 벽 위에 박제된 듯 물질화된 작가의
이미지는 소리를 불러내거나 글자와 언어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쉬이 명명할 수 없는 것이자 쓰기와 그리기 사이에 속하거나 그어지고 지워진, 섞이고 융화된 무엇이다. 작가는 주어진 공간 속에서 각각의 형상이
자기 자리를 찾아 머물며 서로 조응할 때까지 이미지들 사이의 편집과 변주를 지속한다.
최수련은 상반된 가치를 외치는 목소리가 뒤섞인 상태를 벽면에 펼쳐놓는다. 한쪽에서는 (권선)징악을
도모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악과 부조리의 승리를 선언한다. 작가의
벽은 온갖 선전 문구들이 서로 부딪치는 어지러운 장(場)으로
변모한다. 표어를 거대하게 그리기 위한 준비 작업, 즉 문구를
배치하고,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면서 형태를 다듬어 나가고, 칠할
색을 표시하는 것에서 드로잉이 멈춘다. 도안의 번복이 거듭될수록 각각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 작가 소개
양지원은 드로잉 작업을 기반으로 하여 설치, 텍스트, 소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드로잉이라는 매질을 이용해 자신에게 익숙한 그리기, 쓰기와 같은
행위를 수행함으로써 어떤 대상(글자)의 형태에 집중하여 그것이
지닌 조형적/언어적 요소를 변주시키고 이를 통해 원래의 것과는 다른 무엇인가로 파생되어나가는 이미지를
드러내고 싶어 한다.
최수련은 동시대에 재현되는 동양풍 이미지의 양상과 그것이 소비되는
방식을 지켜보며 그림을 그린다. 근대화 이후 한국 사회에서 낡고 이상한 것으로 치부되는 ‘동양적’인 것들, 다시
말해 동북아시아가 공유하는 전통적인 클리셰 이미지들의 효용을 다시금 상상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