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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인천아트플랫폼 창제작 프로젝트 15. 이동근 《보는 것과 서는 것(Seeing and Standing)》

2022-12-21(Wed) ~ 2022-12-30(Fri) 이동근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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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2022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창제작 프로젝트


보는 것과 서는 것

Seeing and Standing


이동근 LEE Donggeun

2022. 12. 21. – 12. 30., - 11:00~18:00 | 인천아트플랫폼 프로젝트 스페이스 2(G3)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ž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시각예술부문 열네 번째 프로젝트로 이동근의 전시 《보는 것과 서는 것(Seeing and Standing)》을 개최한다.

             이동근 작가는 낯선 정보를 리서치하며 발견한 흥미로운 지점과, 이미지나 특정 행위 등 다양한 요소로 가지고 조형 실험을 진행한다. 리서치와 상상력 사이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두 조형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상관관계가 결과물이 되는 작업해오고 있다. 작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물며 작업을 위한 다양한 레퍼런스와 모티프를 참조하여 조형의 출발점이 되는 작은 평면들을 모아 큰 덩어리를 만들고, 이를 다시 평면으로 환원하는 조형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보는 것과 서는 것》에서는 최근 작가가 평면 형식을 근간으로 하여 입체로의 확장시키고 있는 실험적인 과정을 선보인다. 작가는 드로잉이나 회화, 사진, 영상과 같은 매체로서 평면이 혼재된 작업을 제작하고, 이를 휘어지거나 각도를 이루며 접합되는 과정을 구성한다. 이는 평면이라는 2D에서 3D라는 입체 세계로 변화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부조와 입체가 함께 하는 풍경을 전시공간 안을 배회하는 생명체와 같은 형상과 마주하며 전시장을 거닐어 보길 바란다.

 

#작업노트

[도래하는 것을 향한 각막과 생멸의 운동(2022/12/17) - 이동근]

오늘도 방향감각을 잃어버릴 정도로 상징이 가득하다. 합리적 기계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상징의 성을 열과 성을 다해 축조해야 하는 어린 기계는 물컹한 지면에 방벽을 쌓아 왔다. 완전한 수비력을 원하는 아이의 시선은 반대로 기이한 틀어짐을 발견하는데, 특화되어 갔다. 바로 결이 어긋난 그 지점에 시선은 고정되고, 머리는 부산하다. 오만가지 퍼즐들이 다이빙을 반복하고 사라진다. 완성되지 못한 문장의 띄어쓰기, 의지와 다르게 쉬어버린 숨과 같은 것 위에 백지를 놓아본다.

백지. 여느 때와 같지만, 1초 전과도 다른 하얀 종이를 마주한다. 무책임한 상상들이 난무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또 그릴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과 지금뿐이라는 순간에 대한 아쉬움이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결국, 조금이라도 더 이상한 것이 파친코의 이미지처럼 걸려 나온다. 이질적인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일단 표출하고, 지켜본다. 그것은 익숙함과 낯섦의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가 된다. 이상함의 이유를 알고 싶은 나는 후자의 길을 찾는다. 도상은 도상의 밖으로, 표현은 표현의 밖으로, 백지는 백지의 밖으로 운동한다. 결과물은 매 순간 부족하거나 이미 과하여, 커지거나 작아지길 반복하고 분화하며, 다시 생장한다.

  특정 흐름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자. 대개 출발은 어떤 상징성과 함께 한다. 하지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는 아닐 수도 있는 것들이 잠재적 표정을 지은 채 주변을 어슬렁댄다. 그 변수들은 보이지 않다가도 기존의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출몰한다. 해석이 가능한 요소를 탈구시키거나, 성질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추가하면서 말이다. 이와 같은 것은 뭔가 단순한 형태의 변화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평면 조형의 정보에 또 다른 맥락의 파편을 더하는 과정은 동사가 작동하는 추가적 차원을 연상시킨다. 이런 모티프는 면이라는 것의 잘리고 붙고 휘어지고 접힐 수 있는 형식적 특질을 넘어서, 이미 있으나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과의 동적 관계 자체가 새로운 지면이 될 수 있음을 제안했다. 간혹, 내 주변의 무언가는 이런 변화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그 기다림은 작고 선명한 시각에서 출발하여 거대하고 불분명한 대지로, 거대한 풍경에서 해체되어 작은 단어와 같은 퍼즐들로, 그것들의 질감과 색감의 특이함을 연결하며 난해한 입체로, 그리고 또다시, 파편화된 시각으로 이동한다. 형식은 보기만 해도 되는 것과 존재감을 뿜으며 나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무엇 사이를 오가는 생멸하는 운동의 흔적이 된다.

  변화의 나뭇가지가 추는 생장의 춤은 조화로움 앞에 낙담하며 멈춰 서기도 한다. 불안 요소가 싫다고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만이 삶을 건 진정한 놀이였던 것처럼, 적절함이라는 것이 생기를 앗아간다. 그것이 결핍의 온전한 답이 아님을 알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표지판을 고정한다. 이어지는 막에선 너무 이른 적절함에 당면하지 않기를 바라며, 또 다른 틈에 백지를 놓아 본다.


#작가소개

이동근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과를 전공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조형예술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작가는 관심이 가는 낯선 정보를 리서치하며, 알기 어려운 순간 떠오르는 상상의 이미지나 행위와 같은 요소에 중점을 두고 조형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리서치와 상상력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두 조형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상관관계를 작업의 결과물로써 확인해보고자 한다